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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기록/그 어느 날에

내 블로그는 산으로 가는 중...

나는 왜 블로그를 쓰기 시작했는가?부터 시작하자.

 

처음엔 단순히 나의 일상을 기록하고 싶었다.

뒤돌아서면 금세 까먹어버리는 소중한 순간들을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었다.

그런데 막상 누구나 볼 수 있는 공간에 나의 일상을 적으려 하니 꼭 숙제 검사받는 기분이었다.

글을 좀 더 잘 써야 할 것 같았고 사진도 좀 더 잘 찍어야 할 것 같았다.

 

모순이었다.

나를 위한 공간인가. 남을 위한 공간인가.

 

그럼에도 남들이 보지 않은 블로그는 재미없었다.

남들이 많이 보는 블로그를 찾아보니 많은 블로거들이 리뷰라는 것을 주제로 삼는 것을 보았고 그게 그럴듯해 보였다.

리뷰 또한 나의 일상의 일부라며 합리화했다. 그리고 따라 해 본다... 

내가 쓰는 리뷰는 특별할 것 같았지만, 그저 다른 블로그에서 보는 흔해빠진 리뷰랑 별 다를 게 없었다.

 

존댓말과 반말에 대해 고민했다.

여행기든 일상이든 나의 생각, 감상이 들어간 글에 존댓말을 쓰는 건 어색했다.

그래서 반말로, 내 편한 말투로 글을 썼다.

그런데 막상 리뷰를 쓰려고 하니 존댓말을 써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래서 여행기 같은 개인적이 일상 후기엔 일기 쓰듯 반말을 제품 리뷰, 맛집 리뷰 같은 소개글은 존댓말을 썼다.

이건 저렇게 쓰고, 저건 이렇게 쓰고 지금 생각해보니 웃기는 짬뽕이다.

 

구글 애드센스를 달면서 정보성 글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궁금해할 법한 것들을 찾아 글을 올리니 확실히 검색 유입량이 늘어났다.

하지만 내가 아는 정보가 아니라 찾아야 하는 정보를 바탕으로 글을 쓰면 금세 바닥이 드러난다.

 

결국, 

일상이든 뭐든 블로그에 손을 놓게 되었다.

여기에는 나의 귀차니즘도 한몫 하지만...

 

블로그를 방치하고 있는 동안에도 뜨문뜨문 애드센스 수익은 있었다.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현재까지 140달러를 찍었다.

 

지금도 계속해서 고민 중이다.

블로그를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으로 만들 것인가

수익을 목표로 한 정보성, 리뷰 블로그로 만들 것인가

지금 블로그는 이것도 저것도 아닌 그냥 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