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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기록/그 어느 날에

2018.11.22 자궁내막증 복강경수술 D-1

나는 현재 강서미즈메디 병원에 입원해있고, 관장을 2시간 앞두고 있다.


작년 12월 나는 유광사여성병원에서 자궁근종 진단을 받았다.


바야흐로 1년 전,2017년 12월의 아무 생각 없던 나는 자궁경부암 무료검진 대상이 되어 생애 첫 자궁경부암 검사도 하고 또 아무 생각 없이 겸사겸사 생애 첫 초음파를 했었다.

깨끗할 줄만 알았던 나의 자궁에 버스 광고에서나 들어봤던 자궁근종이 있다는 소리에 수치스러운 의자에 드러누워 앉아있다는 사실도 잠시 잊고 멍해 있었다. 당시 심각한 상황은 아니었고, 정기검진을 하면서 지켜보자고 해서 살짝쿵 충격을 받았고 그렇게 잊혀지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 

2018.11.10

거의 일 년 만에 다시 자궁초음파를 받았다.

좀 더 일찍 갔어야 했는데 미루고 미루다 거진 1년이나 돼버렸으니.. 스스로 병을 키운 셈이다. 

이번에는 자궁내막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는데 크기가 커서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하셨다.

수술이란 걸 해야 한다는 사실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어서 다음날 다시 유광사를 가서 초음파를 받았다.

역시나 같은 진단... 수술을 해야할 것 같다고... 선생님은 당장 수술 날짜를 잡자고 스케줄표를 넘겨보신다.


착잡했다. 지금도 착잡하다.

어쩌다 일이 이 지경이 되었는지...


비수술적인 방법으로 호르몬 약을 복용하고 병변의 진행을 막을 수는 있지만 완전히 사라지게 만들 수는 없기 때문에 언젠가는 수술을 해야 한다는 것이 두 병원의 진단 결과.

이대로 크기가 자라면 난임의 원인이 되고 극심한 생리통과 허리 통증을 유발한다고 한다.


결국 수술을 결정했고, 일주일 동안 어느 병원에서 수술을 받을 것인가를 고민했다.

유광사 선생님은 초음파를 보실 때 친절하고 그리고 아주 상세하게 설명을 해주셨다. 그리고 여기는 초음파 사진도 주더라...

진료받는 동안 거의 80% 유광사로 마음이 기울어졌다. 이 분에 대해 찾아보니 산과에서는 친절하기로 아주 유명한 분이셨다

맘카페에 칭찬글과 추천글이 가장 많았던 선생님. 하지만 나는 애를 낳으러 가는 것이 아니니... 


유광사보다 초음파 보는 시간은 짧았지만 미즈메디 선생님도 유명한 분이셨고, 나긋나긋하고 자세히 잘 설명해주셨다.


병원 상관없이 선생님은 두 분 다 정말 믿음직스러웠지만 일주일 동안 정말 많은 고민이 있었다.

하지만 전신마취라는 것을 해야 하기에 조금이라도 큰 병원에서 수술을 받는 게 낫겠다는 결정을 내렸고 미즈메디를 선택했다. 

(병원 규모는 미즈메디를 따라올 수 없다...)


15일 병원에 재 방문하여 담당 선생님과 상담 후 23일을 수술 날로 잡고 피검사, 소변검사, 폐 검사, 심전도 검사 등을 진행했다.

수술날짜를 잡은 날로부터 어제까지 자궁내막증 복강경 수술 후기, 복강경 수술 부작용, 전신마취 부작용, 무통주사, 자궁내막증 재발 등등 휴대폰으로 검색에 검색을 거듭하다 점점 정신이 피폐해지는 것 같아서 지금은 아무것도 안 찾아보고 있다. 






입원준비


22일 오전 10시 마크롤액을 원샷하고 입원 준비를 했다. (원래 오전 9시에 마시라고 했는데 늦잠 자는 바람에 10시에 마심;;)

마크롤액은 박카스 맛인데 용량이 250m라 한 번에 다 마시려니 속이 좀 부대꼈다. 물도 2L를 먹어야 한다고 해서 물도 좀 마시고, 신호가 오길 기다리며 짐 정리를 시작했다.

한 시간 쯤 지나서 급똥의 신호를 느끼고 화장실 행ㅋㅋ 그리고 그 뒤로 4~5번 정도 물똥의 향연...ㅠㅠ


4박 5일이라 이래저래 짐이 많길래 캐리어를 꺼냈다.

1. 심심함 방지 노트북  2.각종 충전기들  3.수건  4.수면양말  5.속옷, 내복  6.생리대  7.친구가 꼭 챙기라던 봉다리 몇 개  8.휴지  9.세안 패드(수술 후 허리 숙여 세수하는 게 힘들다고 해서 서서 닦을 수 있는 패드를 챙겼다) 10.기초화장품  11.담요 등등...


다 챙겼다고 생각했는데 슬리퍼를 안가지고 왔다. 저녁에 친구가 와 준다고 해서 친구한테 다시 부탁했다ㅠㅠ






병원에 도착해서 입원 수속을 하면서 1인실로 결정. 비싸지만 있는 동안 편하게 있자...



미즈메디 1인실은 A타입이 240,000원 (보호자 침대) / B타입이 210,000원 (보호자 쇼파) 이다.

나는 B타입으로 선택했고, 생각보다 아늑해서 좋다.






 

병실 안에 있는 개인 화장실과 기본 제공품들(물, 일회용물컵, 드라이기, 보호자이불, 잠옷이 있다)

수건 없음!! 슬리퍼 없음!! 







클럽 팔찌 같은 병원 팔찌를 차고 1인실로 입성.







환자복으로 갈아입고 난 뒤, 간호사님이 오셔서 항생제 반응 검사를 하고 가셨다.

항생제 반응 검사 엄청 아프다는 후기를 많이 봤는데 나는 생각보다 참을만했다. 주사 맞는 따끔 정도?


저녁 같지 않은 미음을 먹고, 관장을 기다리며 블로그를 쓰고 있다.


중간에 내 담당 선생님이 들어오셔서 내일 보자며 한 말씀 하고 가셨다.

일을 겪으면서 사람이 성숙하는 것 아니겠냐며 :) 위로가 됩니다....쌤...


수술은 내일 오전 10:30분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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