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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기록/그 어느 날에

2018.11.23 자궁내막증 복강경수술 D-DAY

2018/11/22 - 2018.11.22 자궁내막증 복강경수술 D-1



입원과정부터 다시


22일 수술 전날


10:00 마크롤액 복용

16:00 입원 수속, 병실 입원 및 짐 정리

18:00 저녁(미음), 수술 전 마지막 식사..

20:00 1차 관장, 남들은 1분 참기도 힘들다는데 나는 9분을 참았다. 뿌듯했다.


저녁에 친구가 병원에 도착했고, 폭풍 수다를 떨다가 잠들었다.

(나 때문에 금요일에 황금 같은 월차를 쓰고 와줬다ㅠ.ㅠ 스릉한다 친구야)




23일 자궁내막증 복강경 수술 D-DAY




5:00 2차 관장, 새벽부터 관장이라니... 전날보다 못 참았다. 

6:00 수액 연결. 아팠다. 바늘이 너무 컸다. 적응되기까지 한동안 계속 욱신거렸다. 그리고 연결된 수액관을 통해 항상제주사를 맞았다. 수술 예정 시간은 10:30, 10시에 데리러 오겠다던 간호사 언니가 깜깜무소식이다. 앞 차례 수술이 오래 걸려서 딜레이 됐다고 한다.

11:00 간호사 언니가 왔다. 순간 간담이 서늘했지만 담담히 걸어갔다.

친구랑 빠이빠이하고, 지하1층 수술실로 가는 엘레베이터를 탔다. 혼자있으니까 갑자기 막 눈물이...


지하 1층까지 동행해준 간호사님께 울먹이며 '엘레베이터에서 우는 환자도 있나요?' 물어보니

대답은 안 해주시고 '어머, 어떡해..' 한 마디 하셨다.


수술 대기실에는 의식이 없어 보이는 다른 환자들이 누워있었다.

시 후면 나도 저렇게 누워있겠지...생각하며 침대 위로 올라갔다.

침대에 누우니 또 눈물이 나와서 훌쩍거리다가 멍 때리면서 겨우 진정이 됐었는데, 마취과 선생님 얼굴을 보니까 다시 눈물이 터져 나왔다. 이름이 뭐니, 뭐 때문에 수술하는 거니 하는 등 간단한 마취과 인터뷰를 마친 후 간호사님께 휴지를 달라고 해서 코를 풀었다.

다시 멍 타임을 가질려는데 담당 선생님이 오시는 바람에 또 눈물이 터져버렸다. 혼자 있을 땐 괜찮다가 왜... 도대체 왜...

담당 선생님이 같이 기도를 하자고 하셔서 무사히 수술을 잘 마치길 바라는 마음으로 선생님의 기도를 속으로 되뇌었다.


내 발로 수술실로 걸어 들어갔고 내 발로 수술대 위로 올라갔다.

(일자로 된 수술대가 아니라 다리 벌리고 앉는 산부인과 수술대였음, 배에다 하는 수술인데 왜 그렇게 하는지는 잘 모르겠음)


수액관으로 뭔가 넣었고, 산소마스크를 씌우며 호흡하라고 해서 한두 번 코로 호흡을 했는데 그 뒤로 기억이 없다. 레드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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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이 끝난 것인가...

살짝 정신이 돌아왔다.

전신마취 깰 때 엄청 춥다고 덜덜 떤다고 하던데 추웠던 기억은 없다. 

밑에서 따뜻한 바람이 나오고 있었는데 아마 그 바람 때문일지도...


사실 이때부터는 기억이 온전히 내 기억이 아니다. 

(흐릿한 기억을 붙잡아 겨우겨우 블로그 쓰는 중...)


침대에 실려 병실로 올라오는 데 친구 얼굴이 보였다. 반가웠다.


친구 말로는 수술은 두 시간 정도 걸렸다고 했다. 그러니 1시 반에서 2시쯤 사이에 수술이 끝난 거 같다. 

회복실에서 한두 시간 있었을 거고, 3시 좀 넘어서 나 아프다며 오빠한테 카톡했으니 그전에 병실에 올라왔나 보다. 

무엇보다 다행인 건 소변줄과 피통이 없었다는 거..!! 제일 걱정했던 건데 소변줄과 피통은 케바케인 듯


이때부터는 잠과의 사투... 친구가 계속 말 걸어줘서 쏟아지는 잠을 겨우 참았다.

수술 부위가 막 엄청 아프진 않았는데 지레 겁먹어서 무통주사 버튼을 두 번 눌렀다. 

그 뒤로는 한 번도 안 누르고 천천히 끝까지 다 맞았다. 무통 부작용(어지럽고 메스껍고 토할 것 같다고 함) 때문에 안 할까 했는데 하길 잘 했다고 생각한다. 나는 별다른 부작용은 없었고 덕분에 덜 아팠던 거 같다.

6시 전까지 소변을 봐야 한다고 했고, 저녁 8시 이후에나 물을 먹을 수 있다고 했다.


5시쯤 화장실을 가려고 일어났는데, 너무 어지러웠다. 화장실에서 수액 바늘이 빠지는 바람에 화장실 바닥에 피 철철을 시연하고, 소변은 보지도 못하고 다시 침대로 돌아왔다. 


퇴근한 오빠가 왔고, 친구랑 셋이서 한동안 수다를 떨었다. 6시쯤 소변을 겨우 보고 어제부터 고생한 친구랑 빠이빠이 했다. 

저녁 8시 넘어서 다른 친구의 깜짝 병문안에 눈물을 또 한바가지 쏟고 잠이 들었다.






그리고 나에겐 방구미션이 남아 있었다.


커밍 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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